남겨진 가족을 위한 어머니의 사랑

49일의 레시피 (양장) 49일의 레시피 (양장)
이부키 유키, 김윤수 | 예담 | 201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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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모 오토미는 2주일전 일흔 한살로 이 세상을 떠나셨다. 그리고 덩그러니 남겨진 아버지와 딸 유리코

아쓰타는 오토미가 싸준 도시락에서 소스가 흘렀다며 화를 냈다. 그날 아침에 갑작스레 오토미는 심장병으로 저세상으로 가고 말았다. 알았더라면 그렇게 화를 내지 않았겠지, 알았더라면 더 잘해줄것을. 오는 순서는 있어도 가는 순서는 없다는데 어찌 그런일이 생길지 알 수 있었겠는가? 오늘 저녁에 죽을것처럼 하루를 산다면 우리는 어떨까? 만약 불의의 사고로 오늘 저녁에 죽는다 해도 차라리 그것을 모르는 편이 낫지 않을까? 다른 가족들은 의식하지 못했지만 오토미는 자신이 죽고 난 다음을 기약한 것처럼 보였다. 사람이 죽을때가 되면 자연스레 알아진다고 하는데 그런것을 오토미는 느꼈던 것일까? 



오토미의 자리를 뼈시리게 느끼면서 아쓰타는 2주째 먹지도 자지도 씻지도 못했다. 친척들이 이것저것 챙겨다 주었지만, 입맛이 맛지 않았다. 오토미의 맛있는 요리가 간절해졌다. 갑작스레 등장한 이모토라는 노랑머리의 여자애가 등장한다. 나이는 갓 스무살 정도 얼굴은 태워서 잘구워진 크로와상 같은 느낌. 오토미가 자신이 죽고 난 다음 아쓰타를 돌봐주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미리 선금도 지불했고, 오토미의 요리 레시피도 이미 전수해주었다. 



<자주쓴풀차 레시피>라 적혀져 있는 곳에 차에 대한 설명과 귀여운 그림이 그려져 있다. 어찌나 쓴지 이름조차 <자주쓴풀차>란다. 먹다가 바로 뱉을 정도의 위력이라나. 어쨌든 이것을 아쓰타인 아버지는 머리에 바르면 머리가 난다니, 대박이다. 유리코는 오토미의 죽음을 슬퍼할 여력도 없이 남편이 바람이 나고, 그 여자가 아이를 가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이혼을 하려고 집을 나와 아빠 아쓰타의 집으로 왔다. 거기서 묘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는 아빠와 이모토라는 여자아이. 순간 경악을 금치 못했지만, 자초지종을 듣게 된다. 



남편과 유리코는 이혼 위기에 처해 있음에도 시누이는 전화해서 병상에 있는 어머니를 어찌할꺼냐며 따져 물었다.  한 시누이는 돈을 왜 분담해서 내야 하는거냐고, 자신의 아이 교육비로 돈이 많이 들어가서 그럴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고부간의 갈등이란. 정말이지 누구 어머니인지 모르겠네. 무지 짜증난다. 그런 전화를 받아 주는 유리코에게까지 화가날 지경이었다. 유리코와 남편 사이에는 아이가 없다.  힘겨운 노력을 했지만, 아이는 생기지 않았고 남편의 외도로 가정은 파탄의 위기에 처했다. 유리코의 이야기를 들은 아버지는 가슴이 아팠다. 어쩌다가 이 지경까지 오게 되어 버린것인지. 



오토미가 봉사활동을 했던 곳에서 그녀는 많은 이들을 따스하게 안아주었음이 분명하다. 이토미 역시 오토미를 생각하면 함박 웃음이 나고 행복하다고 했으니까.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그녀들을 위해서 오토미는 직접 세탁하는 법, 청소하는 법, 요리하는 법을 재미있게 그려서 단어 카드처럼 만들었다고 한다. 이토미는 오토미가 자신의 49재때 연회를 열어 모두들 재미있게 즐기길 바랬다고 한다. 아쓰타는 처음에 말도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이모토와 함께 오토미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그러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혜성처럼 나타나서 남의 상처를 들쑤시고 다니는 고모(아버지의 누나) 한분이 등장한다. 그래서 온갖 상처란 상처되는 소리는 다하고, 한바탕 판을 펼치고는 가버린다. 이런 사람 꼭 있다.  "자신은 듣기도 싫으면서 타인에게 그딴소리하면 좋습디까? 따져 묻고 싶은 심정이였다. 



오토미가 보내주었던 편지를 찾기 위해 도쿄를 간 유리코는 그 집이 거북하기 그지없었다. 여전히 그녀의 마음속에는 미련이 있었다. 아닌척해도, 이혼하자고 말했지만, 쉬운 일이 아니듯이, 회사 근처에서 보기로 한 남편이였던 한 남자와 그의 아이를 가진 여자를 만나게 된다. 남편은 정말 빠진것이 아니라 거의 미친개한테 물린 수준이었다. 광견병이 얼마나 무서운지 말이다.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죽겠다는 그 남자의 아이를 가진 그여자,  어쩌다가 저런 여자한테, 한편으로 안쓰러운 생각이 들기도 했나.



오토미의 49재를 준비하기 위해서 아쓰타, 유리코, 이토미, 하루미 네 사람은 다시 평상시의 모습으로 되돌아 온듯하다. 오토미를 위해서 멋진 연회를 준비하기 위해서, 그리고 오토미의 역사를 위해서 이것저것 준비해 보지만, 정작 오토미의 사진도, 가족 사진도 거의 없었다. 함께한 세월은 30년이 넘어가는데 아무것도 없다니 씁쓸했다. 아마 이토미와 하루미가 아니 오토미가 자신의 49재를 미리 준비해두지 않았더라면 아쓰타와 유리코는 오랫동안 아프고 힘들어 했을지 모르겠다. 오토미의 사랑이 느껴졌다. 아쓰타가 "당신은 행복했소?" 라는 질문에 아마 그녀는 "당신과 함께여서, 그리고 유리코와 함께여서, 행복했다고"  말할것이다. 많이 사랑했기 때문에 자신이 죽은 다음 남겨진 자신의 남편과 아이를 많이 걱정했음을 말이다. 자신의 죽음으로 아프고 힘들지 말고, 그동안의 추억을 떠올리며 남겨진 시간을 더욱 힘차게 살아가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이혼은 쉽다. 다만 그 과정, 서로의 감정, 상처 주고 상처 받고 그동안의 삶이 헛되어 버린것 같은 아무것도 아닌 세월이 되어버린것 같은 느낌. 그 감정을 알지 못하지만, 많이 아플 것 같다. 여전히 마음속에 남겨진 미련이 더욱 괴롭힐것 같다.  유리코는 오토미의 49재를 통해서 사랑하고 용서할 수 있는 너그러운 마음을 가질 수 있게 된것이 아닐까? 그냥 그렇게 아버지와 유리코가 팽개쳐진 느낌으로 남아 있었더라면 마음의 애증때문에 그의 남편을 쉽게 용서하지 못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사랑받고 사랑하며 살아 왔기에 안쓰럽게 안아 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이글은 "인터파크도서"에서 작성되었습니다.

by 댄스는 맨홀 | 2011/03/07 17:13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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